남편을 출근시켜 놓고 조용해진 아침.
어제 문득 생각났던 Lady Gaga의 노래를 틀었다.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노래를 들으며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무심코 거울을 봤다.
그런데 오른쪽 머리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게 보였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흰머리카락 두 가닥이다.
참 이상했다.
속상하기보다는 그냥 웃음이 났다.
“아, 이게 세월이구나.”
나는 내가 늙을 거라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고 살았나 보다.
마음속의 나는 아직도 주말이면 남편과 차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음악을 차 안 가득 크게 틀어놓고, 목적지가 조금 멀어도 별 걱정 없이 달리던 그때처럼.
주말이면 당일치기로 참 많이도 다녔다.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그 시간이 좋아서 목적지보다 가는 길이 더 좋았던 날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씩 느낀다.
예전처럼 먼 곳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마음은 “가자”고 하는데 몸은 슬쩍 “조금 가까운 데로 가면 안 될까?” 하고 말을 건다.
세월이라는 게 그런 것인가 보다.
어느 날 갑자기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거울 속에서 반짝이는 흰머리 두 가닥으로,
예전보다 조금 피곤해진 여행길로,
그리고 오래전에 듣던 노래 한 곡으로
조용히 나에게 알려주는 것.
그래도 괜찮다.
멀리 가지 못하면 가까운 곳으로 가면 되고,
하루가 힘들면 반나절만 다녀오면 된다.
그리고 여전히 차 안에서는 우리가 좋아했던 음악을 크게 틀면 된다.
오늘 아침 Lady Gaga의 노래를 들으며 생각했다.
세월은 흘렀지만, 음악을 들으며 설레는 마음까지 늙은 것은 아니구나.
거울 속 흰머리 두 가닥을 다시 한번 바라보다가
나는 또 피식 웃었다.
그래.
이것도 내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겠지.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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