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산투자를 했다고 생각했다
용인 아파트·하남 오피스텔·동탄 지산·평택 땅을 사고 나서야 알게 된 것
나는 한때 내가 꽤 분산투자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파트는 용인에 샀다.
오피스텔은 하남에 샀다.
지식산업센터는 동탄에 샀다.
땅은 공유지분이기는 하지만 평택 안중에 샀다.
지역도 전부 달랐고 부동산의 종류도 달랐다.
그래서 당시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한곳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종류도 다르니 이 정도면 분산투자 아닌가?”
지금 생각하면 참 단순한 판단이었다.
지역을 나누면 분산투자인 줄 알았다
용인과 하남, 동탄과 평택.
지도에서 보면 모두 다른 지역이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와 토지 역시 이름부터 완전히 다른 부동산이다.
그러니 하나가 어려워져도 다른 것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나는 지역은 나눴지만 자산은 거의 나누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 부동산이었다.
그리고 상당 부분이 금리와 대출,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함께 받는 자산이었다.
대출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장점으로만 봤다
당시에는 대출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 좋은 조건처럼 느껴졌다.
내 돈을 조금 넣고 더 큰 부동산을 살 수 있으니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출에는 반대쪽 얼굴도 있었다.
금리가 낮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때는 레버리지가 힘이 된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고 거래가 줄어들면 매달 내야 하는 이자가 부담으로 돌아온다.
특히 임대가 잘되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그때 나는
“대출이 얼마나 나오지?”
를 먼저 물었지,
“금리가 크게 올라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를 먼저 묻지는 않았다.
지산을 사고 나서 수요의 중요성을 알았다
지식산업센터를 경험하면서 또 하나를 배웠다.
건물이 새것이라고 좋은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교통이 좋다고 반드시 임차인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 공간을 실제로 사용할 기업이 얼마나 있는가?”
였다.
아파트에는 살 사람이 필요하고,
오피스텔에는 임차인이 필요하고,
지식산업센터에는 기업이 필요하고,
토지는 결국 그 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부동산의 가치는 건물 자체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뒤늦게 배웠다.
토지는 또 다른 공부였다
토지는 건물이 있는 부동산과 또 달랐다.
특히 공유지분 토지는 더욱 복잡했다.
처음 살 때는 앞으로 지역이 발전하면 땅값도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토지는 아파트처럼 매달 시세가 명확하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필요할 때 바로 팔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개발계획과 도로, 용도지역, 지분관계 등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다.
그렇다면 그때의 선택은 모두 잘못이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한 지역, 한 물건에 모든 돈을 넣지 않으려고 했다.
아파트·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토지로 나눠 보려는 생각도 있었다.
분산해야 한다는 생각의 방향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나는 ‘분산투자’라는 말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채 내 방식대로 해석했다.
지역이 다르면 위험도 모두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지역 이름보다 각 자산이 어떤 위험에 영향을 받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지금 다시 투자한다면 나는 이것부터 물어볼 것이다
첫째, 이 부동산을 실제로 사용할 사람은 충분한가?
둘째, 대출금리가 많이 올라도 감당할 수 있는가?
셋째, 임대가 오랫동안 안 돼도 버틸 수 있는가?
넷째,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팔 수 있는가?
다섯째, 내 자산이 부동산 한 종류에 지나치게 몰려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묻고 싶다.
“나는 지금 이 물건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는 것인가?”
예전의 나에게 가장 부족했던 질문이 바로 이것이었다.
경제공부는 지나간 선택을 후회하는 공부가 아니었다
요즘 나는 경제를 다시 공부하면서 지나간 선택들을 하나씩 돌아본다.
그때 왜 샀을까.
무엇을 믿었을까.
무엇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하면 후회부터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과거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선택에서 무엇을 배우느냐는 지금 결정할 수 있다.
나에게 용인의 아파트도,
하남의 오피스텔도,
동탄의 지식산업센터도,
평택 안중의 땅도
어쩌면 값비싼 경제 교과서였는지 모른다.
나는 분산투자를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투자는 여러 곳에 돈을 나누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해야 할 위험까지 나누는 것이 진짜 분산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제부터의 경제공부는 바로 그 질문에서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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